드디어! 내생에 첫 남미를 가보게 되었다. 멕시코 여행에서 버스 잘못 타고 내린 곳에서 인터넷이 아예 안 돼서 아찔했던 경험을 해본 지라 이번여행은 숙소부터 버스티켓, 노선까지 다 알아보고 갔다. 이렇게 세세한 계획까지 다 세우고 간 건 정말 오랜만이다. 또한 이번 여행은 케리어 없이 다녀야 하는 여행이라 가방부터 고어텍스신발, 지난 멕시코에서 잃어버린 애착 선글라스까지 다시 사는 등 가기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했다. 페루는 도시별로 기후가 천차만별이라 꼭 짐을 꼼꼼하게 싸야 한다.
물론 직항이 없기 때문에 경유를 해야 했다. 남미로 들어가는 허브공항으로는 애틀란타랑 플로리다의 공항들이 있는데, 들어갈 때는 마이애미 공항에서 경유하고 집으로 올 때는 애틀란타공항을 통해서 들어왔다. 그리고 이전 여행에서 플로리다 공항(포트 로더데일 국제공항)을 몇 번 다녀와서 우리는 플로리다공항이 큰 공항이고 마이애미는 작은 곳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찾아보니 마이에미공항은 미국 내에서 3번째로 큰 공항이더라.
경유 시간이 길어서 생각보다 지친 상태로 리마 도착했다. 첫 비행기 시간이 이른 새벽이라 잠을 거의 못 잔 채로 비행기를 타서 더 그랬다. 다행히 호텔 바로 앞에 괜찮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어서 대충 옷만 갈아입고 갔는데 기대보다 훨씬 맛있었다. 리마가 해산물 요리로 유명해서 다 해산물 파스타를 시켰는데 조미료맛 하나 없이 풍미 가득했다! 그리고 저 시저샐러드는 테이블 바로 앞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줬는데, 살면서 먹어본 시저샐러드 중 젤 맛있었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겠지.. 샐러드 먹고 감동하기 쉽지 않은데 그걸 해낸 곳.
다음날 미술관으로 걸어가는길에 커피숍. 날씨가 너무 좋아 활짝 열린 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 멍 때렸다.
커피숍에서부터 한 20분 걸어서 리마 현대미술관 도착. 규모는 작고 사설 갤러리 수준의 크기였다. 상설 전은 재미없었고 기획전은 좋았지만 작품수가 열 점도 안됬음. 입장료가 이렇게 아까운 전시는 또 오랜만이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 여행 가면 꼭 먹어본다. 특히 이 집은 기름이 너무 깨끗하고 복장까지 완벽하게 하시고서 판매하셔서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 집에서 사 먹고 걸어 다니면서 같은 상표를 여러 번 보게 됐는데 그로 미루어봐서 체인점인듯했다.
페루식 샌드위치집. 유명한 집이라 해서 가봤다. 고기가 엄청 많이 들어서 남편이 굉장히 좋아함.
바란코에서 놀다가 라르쇼핑몰로 갔다. 쇼핑몰에서 바라보는 파도 높다고 소문난 리마바다. 그래서 서핑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물도 굉장히 차다고 하던데, 실제로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서퍼들 밖에 없었다.
쇼핑몰 안의 바다 잘 보이는 식장으로 들어왔다. 쇼핑몰자체가 절벽에 지어져 있기 때문에 경치가 매우 좋음. 여기서 간단하게 해산물 튀김과 맥주 마시는데 너무 좋았다.
사실 리마는 공항 때문에 들린 도시라 하루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들렸는데, 도시가 깨끗하고 참 예뻤다. 우리가 미라플로레스랑 바랑코만 들려서 일수도 있고? 그 모든 걸 감안하더라도 하루 쉬어가기 참 좋았던 도시 었다!
로 끝날 포스팅이었으나, 마지막날 쿠스코에서 아침비행기가 결항이 되는 바람에 리마-애틀랜타행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피곤하기도 엄청 피곤했던 와중에 애휴 그냥 잘됐다 싶은 마음으로 리마에서 하루 더 묶게 되었다. 쿠스코에서 머무는 동안 제대로 잠을 잔적이 거의 없어서 정말 남은 에너지 제로였다. 생각해 보면 여행 내내 너무 힘들었는데 리마에서의 기억은 너무 편하고 좋았어서 숙소도 리마에서 묶었던 숙소 그대로 예약하고, 무엇보다 첫날 너무 맛있게 먹었던 숙소 앞 이탈리안 식당이 간절했다.
리마 오면 세비체 꼭 먹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정작 한국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세비체 굳이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실 그래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염두에 두지 않았었고, 그래서 리마 도착한 첫 날도 동선상 스킵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날은 점심 잔뜩 먹고 저녁까지 배가 크게 고프지 않은 상태였어서 첫날과 반대로 동선상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걸 찾다가 근처의 세비체가 유명한 식당을 들리게 되어었다. 간단하게 세비체랑 깔라마리만 따로 시켜서 먹게 되었는데, 웬걸! 회가 너무너무 싱싱하고 진짜 맛있었다. 아마도 크게 감흥 없다고 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곧장 온 분들이었다보다 (한국에선 워낙 좋은회를 쉽고 싸게 구할수 있으니까). 미국 중부내륙에 사는 우리는 너무 감동해서 먹을 때마다 이거 안 먹고 갔으면 어쩔뻔했냐고 호들갑을 떨면서 먹었다. 거기다가 이 레스토랑에서 먹은 피스코사워도 완벽했다. 세비체랑 피스코사워 때문이라도 리마에 또 오자면서 약속하며, 시작과 끝을 리마로 이번 페루여행을 장식했다.
쿠스코에서 비행기가 결항 됐을 때 새벽같이 나왔는데 여유롭게 비행기 타기는커녕 공항에서 항공사 직원들이랑 실랑이하며 표 바꾸고, 표가 아예 바뀌어서 다시 짐 찾아서 공항밖에 나갔다가 다시 수속하고.. 페루 국내선과 국외선을 연결 편으로 한 번에 표를 끊은 게 아니라서 나몰라라 할까봐 스트레스 장난 아니었는데 결국 이렇게 리마에 대한 더 좋은 기억을 주려고 그렇게 힘들게 보너스 같은 하루를 더 얻었나 싶다. 사람 일이라는 게 참 그때는 좋은 선택 같았는데 나중엔 독이 되는 경우도 있고, 아쉬운 일이 생겼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걸 나는 미국 와서 절실하게 느낀다. 이번 여행도 그중 하나인 거 같다. 여러모로 이번 페루여행은 정말 값진 여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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